인피니튜드(In.Fi.Ni.Tu.De)

현재 84세인 아버지는 언제나 품질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이를 중심으로 행동해왔습니다. 평생을 관통한 이 철학 덕분에, 그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젊은 와인 전문가 마르팀 아빌레즈(Martim Avillez)로부터 최적의 조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신트라(Sintra)는 대서양 연안의 산악지대로서 리스본과 매우 다른 독특한 미기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훨씬 낮고 습도가 높으며, 이슬 맺힌 아침과 안개 자욱한 여름 속에서 포도가 서서히 익어갑니다. 특히 강렬한 대서양 바람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하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후적 특성상 신트라 지역에는 재배 기간이 짧은 품종이 더 적합합니다. 이에 그 와인 전문가는 아버지에게 지금까지 신트라 지역에서 시도한 적 없는 과감한 제안을 했습니다. 바로 피노 누아(Pinot Noir)를 이곳에 재배하는 것이었습니다.피노 누아는 킨타 다 아제냐(Quinta da Azenha)의 토양 및 기후와 놀랍도록 잘 맞았습니다. 이 품종은 와인메이커의 세심한 노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포르투갈의 다른 지역처럼 뜨거운 기후에는 적합하지 않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여름을 보내러 오는’ 신트라에서는 피노 누아가 산미의 저하나 알코올 도수의 급격한 상승 없이도 천천히 숙성되며 향기로운 아로마 화합물을 풍부하게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수확이 일찍 이루어지므로, 피노 누아의 얇고 민감한 껍질에 영향을 주는 9월 초순의 첫 비를 피할 수도 있었습니다. 즉, 피노 누아가 품종 고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이러한 놀라운 결과에 힘입어 몇 년 후 아버지는 또 다른 프랑스 품종인 메를로(Merlot)를 추가로 재배하기로 결정하였고, 이 역시 독창적이고 이례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메를로는 보르도에서처럼 습하고 점토질이 많은 토양에서 뛰어난 적응력을 보였고, 완전한 숙성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포도껍질이 손상되지 않은 채로 늦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 품종은 신트라 지역 특유의 짙은 안개와 높은 습도, 소금기 있는 해풍에 매우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 섬세하면서도 드라이하며, 독특하고 짭조름한 미네랄을 지닌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복합적이고 신선하며 긴 숙성 잠재력을 보여줍니다.흥미롭게도 일부 학자들은 킨타 다 아제냐에서 최초로 메를로나 피노 누아를 심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프랑스 품종이 신트라 지역에 소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실제로 13세기 포르투갈의 와인 산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던 아폰수 3세(Afonso III) 국왕은 프랑스의 불로뉴(Bolougne) 백작으로 머무르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프랑스 품종을 처음 도입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1838년 주로멘하 자작(Visconde de Juromenha)은 신트라 지역의 와인들이 프랑스 와인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이 가설을 처음 제기했고, 1866년, 리스본 농업고등연구소의 양조학 교수였던 페헤이라 라파(Ferreira Lapa) 역시 "콜라레스(Colares)는 메독(Médoc)의 레드 와인이 갖추어야 할 모든 특징과 품질을 지닌, 우리가 가진 가장 프랑스적인 와인이다"라고 기록한 바 있습니다.소량 생산임에도 불구하고, INFINITUDE의 와인은 포르투갈 내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유명 와인셀러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현재 매년 약 8,000병 정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INFINITUDE – 현재와 미래의 포도밭현재 INFINITUDE는 다음과 같은 네 개의 서로 다른 포도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킨타 다 아제냐 (Quinta da Azenha)갈라마르스(Galamares) 마을, 신트라 산기슭에 위치한 포도밭으로, 2000년에 조성한 피노 누아의 메인 포도원이 있고, 최근에 생산을 시작한 작은 규모의 메를로 포도밭이 추가되었습니다. 이곳은 현지에서 "단단한 토양(hard soil)"이라 부르는 점토와 석회암이 혼합된 우수한 토양에 자리 잡고 있으며, 완만한 경사 덕분에 배수가 원활합니다. 북향을 바라보지만 주변 정원이 북풍을 효과적으로 막아주어, 포도가 안전하게 보호되며 산미와 신선함을 잘 유지한 채 이상적인 상태로 숙성됩니다.비냐 두 카잘리뉴 (Vinha do Casalinho)킨타의 위쪽 성벽 밖에 위치한 이 포도밭은 경사가 더 완만한 지역으로, 메를로 품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삼나무와 코르크참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메를로 품종이 지닌 고품질의 페놀 화합물이 서서히, 완벽하게 숙성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2019년에는 바로 옆 부지에 메를로를 추가로 심으며 포도밭을 확장했습니다.카잘 두 토하두(Casal do Torrado)제가 직접 운영하는 INFINITUDE 프로젝트의 가장 크고 새로운 포도밭으로, 총 2.5헥타르 규모이며 2018년에 조성되었습니다. 킨타 다 아제냐의 북동쪽 작은 고원에 위치해 있으며, 넓은 시야로 산을 바라보되 산의 그늘에서는 벗어나 있어 태양 노출이 가장 뛰어난 지역입니다. (이름의 ‘Torrado’는 포르투갈어로 ‘구워진’, 즉 볕이 잘 드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곳은 신선한 대서양 바람을 받으며 피노 누아, 메를로, 리슬링, 샤르도네와, 저지대에 세미용까지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보카 다 마타(Boca da Mata)제 동생 조르즈(Jorge)가 관리하는 작은 포도밭으로, 콜라레스(Colares)의 페네두(Penedo) 지역, 신트라 산의 숲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유럽 대륙 최서단의 호카곶(Cape Roca)과 더욱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2018년에 세미용 품종을 심었으며, 특히 레이트 하비스트(Late Harvest) 와인을 생산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2020년 – 최초의 콜라레스 모래 토양 포도밭 조성바나가스(Banagás)INFINITUDE 프로젝트는 신트라에 위치한 콜라레스 공식 와인 산지(Colares DOC) 내에서, 오랫동안 모래 토양(sandy soil) 와인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습니다. 최근 아제냐스 두 마르(Azenhas do Mar)에 약 1헥타르 규모의 모래 토양 포도밭을 조성하여, 접목하지 않은 전통 토착 품종인 라미스쿠(Ramisco, 적포도)와 말바지아 드 콜라레스(Malvasia de Colares, 백포도)를 심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콜라레스의 고유한 떼루아를 존중하고, 역사적인 재배 기법을 사용하며 콜라레스 와인 문화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INFINITUDE – 와인 생산 철학INFINITUDE의 포도밭은 철저하게 통합 병충해 관리(IPM) 와 최소한의 개입(minimal intervention) 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현재는 전체 포도밭을 완전한 유기농 재배(Organic Viticulture) 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습니다.양조에서도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개입을 지향합니다. 특히 신트라의 서늘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긴 숙성 기간을 통해 와인의 섬세한 균형을 맞추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현재 모든 와인은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콜라레스 전통 협동조합인 아데가 헤지오날 드 콜라레스(Adega Regional de Colares) 에서 생산되며, 이 지역에서 20년의 경험을 가진 와인메이커 프란시스쿠 피게이레두(Francisco Figueiredo)가 함께합니다. 또한, INFINITUDE는 2023년에 자체 와이너리를 오픈할 예정입니다.우리는 와인이 탄생한 땅의 본질을 가장 진실하게 표현하기를 원합니다. 와인 한 병 속에 바다와 산이 이루는 전체적인 조화, 그리고 이를 돌보는 사람들의 헌신과 열정을 담아내고자 합니다.